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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제2회 열린SDGs포럼> :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날을 꿈꾸다

by Korea SDGs Network 2019. 11. 18.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날을 꿈꾸다

- <제2회 열린SDGs포럼> 전체회의1을 중심으로 -

 

이경선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정책팀장  


<2회 열린SDGs포럼>에 참여하기 위해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기차에 몸을 싣고 서울로 향했다. 다소 무리한 일정이었지만, 하루를 일찍 시작하니 오히려 마음에 여유가 생겨 평소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서울역에서 하차하여 지하철을 이용하니 예상했던 시간보다 빨리 포럼 장소에 도착했고, 덕분에 개회식부터 온전히 포럼에 참여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대중교통 이용자로서 잘 모르는 곳을 찾아가는 것이 광주에 비해 쉽게 느껴져 다시 한 번 광주의 대중교통 정책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2회 열린SDGs포럼>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모두에게 공정한 세상이라는 큰 주제 하에 SDGs 정상회의 결과 및 포용적 디지털 전환에 대하여 사회, 환경, 경제, 노동, 철학 등 다양한 화두를 제시하여 발제자, 토론자, 청중이 밀도 있는 대화를 이어가면서 그야말로 열린 논의의 장이 펼쳐졌다.

이번 포럼은 4개의 세션으로 진행되었는데 모든 내용이 의미 있고 중요하지만, 현 시점에서의 SDGs 이행상황 점검과 SDGs 이행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었던 세션1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1. 브리핑 : 2019HLPF SDGs정상회의 주요 이슈 

전체회의1에서 브리핑 2019HLPF SDGs정상회의 주요 이슈을 맡은 고영걸(외교부 개발정책과장) ⓒ김한성


전체회의 12019HLPFSDGs정상회의 주요 논의 결과 및 국제정치적 시사점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고영걸 외교부 개발정책과장의 2019HLPFSDGs정상회의 주요 이슈브리핑으로 문을 열었다.

브리핑에서는 HLPF(고위급정치포럼)에서 매년 진행하고 있는 SDGs 이행점검 및 이행현황, 올해 처음 개최된 SDGs 정상회의 정치선언문의 내용을 분석하고, 시사점과 향후 과제를 제시하였다.

2019SDGs 이행점검 결과에 따르면, 절대빈곤 아동사망률 간염발생률 성인지예산 전기보급확대 노동생산성 및 고용률 관련하여 소기의 성과가 있었으나, 3년 연속 기아 증가 생물다양성 급감 온실가스 증가 지속가능발전 재원 부족 ODA규모 하락 디지털격차문제 등 부정적 상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자발적 국별 점검(VNR,Voluntary National Reviews)이라는 점검체계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과, 그 결과를 반영해 매년 글로벌지속가능발전보고서(GSDR)를 발간하여 목표별 성과 및 도전과제의 이행 현황을 공시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는 것이 내심 부끄럽기도 했지만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가치와 광범위한 목표들이 때로는 너무 막연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는데 점검 체계가 있어 현황 파악이 된다니 활동가로서 동기부여가 되었다.

한편 올해 SDGs 4주년을 맞아 뉴욕유엔본부에서 개최된 SDGs정상회의(9.24-25)사람들의 권리 증진과 포용성 및 평등 보장을 주제로 6개 세부주제별 정상대화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고영걸 과장은 “SDGs 채택 이후 최초의 정상회의로,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보다 강화된 이행 노력을 촉구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SDGs정상회의에서 채택한 정상선언문의 10가지 공약이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을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지역에 맞는 지속가능발전목표(L-SDGs)수립 등 지역적 활동 강화, SDGs의 효과적 이행·평가를 위한 데이터 및 통계 역량 강화에 대한 부분이 와닿았다. 광주광역시의 경우도 작년 광주SDGs2030을 수립하고 이행중에 있기 때문에 평가 및 보고를 위한 데이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2. 패널 토론

전체회의 1 패널토론. 왼쪽부터 이은경(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책임연구원), 문아영(피스모모 대표), 권기태(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 고영걸(외교부 개발정책과장), 좌장 김태균(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한성

 

브리핑 이후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2015SDGs 채택 이후 4년간 SDGs 이행의 시사점과 국내 이행의 과제를 주제로 정부, 시민사회, 기업 등 세 가지 관점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었다.

먼저 권기태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이 참석하여 정부의 국내 SDGs이행의 근본적 문제점에 대해 짚어주었다. 특히 “K-SDGs의 목표와 세부목표에 대한 정부-시민사회-관련 전문가 등의 입장차와 시각차가 존재한다며 관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정부부처의 인식과 관심 부족이라는 점에 공감했다. 그러니 법제도 정비의 진척이 미진함, 추진동력의 약화는 너무도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

물론 지역시민들에게도 SDGs는 여전히 생소한 개념일뿐더러, SDGs를 조금 안다는 사람들도 환경운동 쯤으로 생각하는 협소한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포럼은 외교부에서 주최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지만, 그럼에도 환경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토대이기에 환경부 차원에서도 함께 참여하여 협력방안을 모색했더라면 더욱 의미있는 자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민사회 영역에서 문아영 피스모모 대표는 SDGs의 핵심은 다자주의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만날 수 있는 장이 법제화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 SDGs에 관해서도 시민사회 내 분야 간 연계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선진국·후진국이라는 용어 자체에 내재한 발전에 대한 선·후 관점과 서열체계 인식을 없애야 다양한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패권주의 경계에 대한 언급도 인상적이었다.

VNR의 결과에 대해서는 잘못한 점과 잘한 점을 동등하게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오히려 실패사례가 글로벌 SDGs 이행과 국제사회 수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점점 더 네트워크화 되어가는 사회구조에서 SDGs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파트너십을 강조하고 있는 ‘17.글로벌 파트너십 활성화목표가 가장 선제적, 기본적 조건이라 생각하는데, 왜 제일 눈에 띄지 않는 마지막에 배치되었는지 의문이다.

기업 부문에서는 이은경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책임연구원이 코스피 100대 기업 SDGs이행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사례로 산업계의 현황을 제시했다.

“SDGs 이행에서 사실상 자본과 기술력 없이 ODA는 불가능하다며, 기업과의 연계를 강조하면서 오히려 기업들은 CSR에 대한 규제와 인센티브의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제시해주길 바란다라며, 기업에 SDGs 이행에 적극 동참하도록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는 산업계의 SDGs 이행이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VNR에 산업계의 이행 현황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현저하게 없는 실정이라 한다.

경제 영역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하는 중요한 한 축이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SDGs에 대한 정부와 기업 간 소통과 협력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기업의 모든 부서 및 임직원들의 업무 방향 및 방식에 SDGs 관점 내재화 등 SDGs라는 렌즈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 말은 이번 포럼의 핵심을 관통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단지 기업 뿐만 아니라, 누구도 배제하지 않으며 모두에게 공정한 세상이라는 공통의 목표 달성은 모든 사회구성원이 SDGs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때라야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션1에서 SDGs 이행 점검 브리핑과 패널토론을 들으면서 SDGs 이행과정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여유부릴 상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목표 기간인 2030년까지 많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들었다. 하지만 고영걸 과장의 말처럼 지나친 냉소주의는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냉소주의는 무관심과 패배주의로 전이될 위험이 크다. 그러니 오히려 더욱 자주 점검의 기회가 마련되어야 하고, 이번 포럼과 같이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목소리를 내는 기회, 사소한 비판부터 시작해 발전 방안까지 논의해가는 공론화의 자리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여타 회의에서 다소 추상적이거나 원론적 논의에 그쳤던 SDGs 이행에 대하여, 평소 잘 몰랐거나 생각지 못했던 영역에서의 경험과 고민이 녹아있는 심도 깊은 토론을 접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은 그저 옛말인가 보다. 영양가 꽉 찬 음식들로 채운 야무진 밥상을 맛있게 먹고 온 기분이다. 다음 <열린SDGs포럼>이 기대된다.


끝.